14, 앞서간 물질문명 한순간에 따라잡기

                  출처 / 구글 / 다빈치 코덱스

이탈리아 반도에서 로마의 건국이 있을 무렵, 중국은 춘추시대(BC770~BC403)였습니다. 그 당시 뛰어난 전략가 손무가 쓴 『손자병법』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습니다.

<적과 아군의 실정을 비교 검토한 후 승산이 있다고 판단될 때 싸우면 백 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아니하다. 적의 실정을 모르면서 아군의 전력만 믿고 싸우면 승패의 확률은 반반이다. 적의 실정과 아군의 전력도 모르면서 무턱대고 싸우면 반드시 패한다.>

나는 유럽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사람은 태생적 창조정신을 가진다. 자력갱생의 정신력으로 새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태생적 창조 정신은, 르네상스의 근본입니다.
그런데 르네상스 맹아가 싹트기 무섭게, 가톨릭은 화가들로 하여금 ‘부활한 그리스도’ 미신과 천박한 지성을 명화로 그리게 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종교적 감동과 종교 외에는 다른 세상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태생적 창조 정신을 억누르고 미래를 원천 봉쇄하려는 계획적으로 꾸민 음모였습니다.
그런데다가, 가톨릭은 시민연대 코무네의 전권을 넘겨받은 참주(시뇨리아)들과 결탁해서, 유럽 도시를 두오모(성당) 문화권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르네상스는 골육이 분리되는 꼴이 되면서 물질문명은 흥성을 도모하는 데, 정신문화는 가톨릭에 발목이 잡혀 꼼짝달싹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근본을 알고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 가톨릭은 무방비로 노출된 적과 같은 존재였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다가 이번 유럽여행 중에, 기발한 착상과 자신감을 더해준 사람이 현지 가이드였습니다.

우리는 가이드를 따라 두오모 광장 서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암브로시아나 도서관' 건물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15~17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1층에는 75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2층은 미술 전시관이라고 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이 1750점 소장되어 있다는 말에, 나는 경청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빈치는 1452년에 태어나서, 67세에 사망했습니다. 26세부터 사망할 때까지 다빈치는 자신이 구상하고 연구한 각종 무기와 다양한 식물류, 수학, 해부학, 기하학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종이의 앞장과 뒷장에 스케치하고, 다른 사람들이 베끼지 못하도록 이상한 글씨체로 설명을 해놓았습니다. 거울에 비춰봐야 알아 볼 수 있게 말입니다. 그런데 수많은 스케치가 책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낱장으로 된 코덱스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나는 가이드의 얼굴을 눈여겨봤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음성에 무게감이 느껴졌습니다. 다빈치에 대해서 특별한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나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다빈치와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밀라노의 '암브로시아나 도서관' 건물 앞에서, 다시 그 이야기를 들으니까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빈치는 프랑스에서 죽었습니다. 그의 제자 프란체스코 멜치가 코덱스를 가지고 이탈리아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멜치가 죽고, 그의 조카 오라초도는 코덱스가 소중한 물건인 줄 모르고, 고물상에 팔거나 가정교사와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천만 다행인 것은, 조각가 폼페오 레오니가 원고 일부를 찾아내, 열 개의 묶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스페인 국왕 펠리페2세에게 팔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양도하기도 전에 국왕이 죽었습니다.
사겠다는 사람이 없으니까, 기계 장치 스케치만 별도로 묶은 ‘코덱스 아틸란티쿠스’ 만 가지고 되돌아왔습니다. 그것이 이곳 '암브로시아나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 후, 사방으로 흩어진 코덱스 중에서, 1690년경 화가 주세페 게치는 트렁크 속을 뒤지다가 노란 종이 한 묶음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을 런던 북서쪽에 있는 레스터의 영주 토마스 코크가 프랑스에 왔다가 구입해서 영국으로 가지고 갔습니다. 그 후 250년 동안, 코덱스는 레스터 영주의 시골 사유지의 서재에 있었습니다.
1960년, 부유한 미국인 사업가 아르망드 해머가 이를 발견하고, 돈을 지불하고 미국으로 가져갔습니다. 이때부터 ‘다빈치 코덱스’는 ‘레스터 코덱스’에서 ‘해머 코덱스’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1994년, 해머가 사망하자, ‘해머 코덱스’는 경매에 붙여졌습니다. 그때서야 물건의 소중함을 알게 된 사람들이 경합을 벌리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최종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회장 빌 게이츠가 물경 3,080만 달러(약370억 원)를 주고 샀습니다.
빌 게이츠는 이름을 다시 ‘레스터 코덱스’로 바꾸고, 밀라노 파리 뉴욕 시애틀 호주 등에서 전시했습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에 있는 빌 게이츠 저택의 온도 조절 장치가 있는 방에 보관 중이라고 했습니다.
영국 박물관에도, 또 다른 ‘아룬델 코덱스’가 있다면서 가이드가 말했습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이와 같은 말씀을 드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빌 게이츠가 경매장에서 거액을 지불하면서 샀을 때,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현대의 천재가 과거의 천재에게 보낸 멋진 헌사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도 다빈치 코덱스에 대해서 남다른 관심을 보였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가면, ‘다빈치 뮤지엄’이 있습니다. 아시아 유일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과학박물관입니다. 이곳 밀라노에서 공수해 간 다빈치 과학 발명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해설사가 전시 작품의 설명을 곁들이면서, 학생들에게 체험 학습과 창조적 융합과 사고력, 미래의 통찰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이드가 설명하는 동안, 미소를 지으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나는 서귀포에 있는 ‘다빈치 뮤지엄’ 마니아였습니다.
나는 ‘다빈치 뮤지엄’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합니다.
http://www.davincimuseum.co.kr를 클릭하면,
다 빈치. 왜 제주에 왔지? 자막과 함께, 격정적인 음악과 아나운서의 음성이 귀를 즐겁게 합니다.

<미래를 보았는가. 미래가 보이는 가. 다빈치가 바라 본 미래의 세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모나리자에 숨겨진 다빈치 미래의 꿈! 중세의 암흑 속에서 창조의 씨앗을 심고 르네상스를 빛의 세계로 이끌어 낸 인류 최초의 문명 디자이너! 인류의 미래를 향한 꿈과 비전, 창조 발상의 기록 코덱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생각의 씨앗!>
<자동차, 비행기, 로봇, 배, 방위산업, 도시와 건축, 생명공학, IT, 회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생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미래를 꿈꾸는 최초의 문명 디자이너였다. 그가 제주에 왔다. 다빈치! 왜 제주에 왔을까? 지금 이대로는 인류 문명이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속 불가능한 현대 문명을 위해, 다 빈치는 어떤 미래를 보여주려고 했는가? 모나리자와 미래의 코드! 이탈리아 문화재청에서는 모나리자의 눈에서 새로운 다빈치 코드를 발견했다. … 다빈치는 어떻게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보았기 때문이다. 보아라! 내가 가고자 하는 미래에 우리는 지금, 다빈치 미래의 코드를 보아야 한다. 지금 이 시대는 새로운 문명 디자이너가 필요하다. …>

서울역 건물에서, <기록된 미래, 코덱스전> 주제로 전시한 적도 있습니다.
빌 게이츠가 소장한 것 말고도, 경매를 통해서 개인이 소장한 다른 기록물이 많은데, ‘엘트레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전 세계에 뿔뿔이 흩어진 코덱스 1만 5000여 장을 일일이 찾아내 사본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것의 모형을 만들고, 현란한 조명을 비추면서 작품을 극대화한 전시회였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크나큰 아쉬움으로, 세상을 향해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본 미래는 인류 역사상 어느 시점입니까?
다빈치가 그린 인체해부도는 눈부시게 발전한 현대 의학의 초보 단계에 불과합니다.
헬리콥터와 유사한 도면도 다빈치가 그렸다고 야단법석인데 …, 현대의 우주항공 기술에 비교하면, 단순한 그림에 불과합니다.
내가 이처럼 다빈치의 명성에 흠집을 내려고 괜한 트집을 잡는 데에는 그럴만한 까닭이 있습니다.
사람은 태생적 창조정신을 가진 인격체입니다. 자력갱생의 정신력으로 새 사람이 될 수 있는 존재입니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다빈치와 마찬가지로,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현명한 두뇌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빈치는 미래를 보고,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만족했습니다.
그 후, 수많은 사람들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기술을 축적했습니다. 오늘날의 현대 물질문명은 인류가 쌓아 올린 금자탑입니다.
그러니까 다빈치는 인간의 잠재적 가능성을 총체적으로 보여준 사람이었습니다.

우리는 다빈치의 명성에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얻었으며, 무엇을 빼앗겼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때가 왔습니다.
물질문명은 궤도에 올랐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빠르게 발전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문화는 2천여 년 전, 종파분자들의 자중지란으로 허망하게 파국을 맞은 서기70년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습니다.
요세푸스는 로마 총독들이 유대인들에게 박해를 가하지 않았는데도 터무니없는 말로 사람들을 속였습니다.
은혜를 입은 베스파시아누스와 티투스가 수백 만 명의 유대인을 죽였다는 새빨간 거짓말도 했습니다.
요세푸스의 『유대전쟁사』를 영어로 번역한 헨리 스테빙은
‘요세푸스의 글을 읽으면, 성경의 장엄한 진리와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서 전율할 만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술 취한 자와 우리는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죄인의 몸으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태생적 창조 정신과 자력갱생의 정신력으로 새 사람이 될 수 있는 강인한 존재입니다.
목회자를 따라 초원에 가서, 풀이나 뜯어먹는 어린 양 같은 무력한 존재가 아닙니다.
창의력을 발휘하는 순간, 우리는 문명 디자이너가 될 수 있습니다. 
물질문명을 한순간에 따라잡을 수 있는 독보적 존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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